해외 교류 프로그램 참가 수기 공모전

박수현(전자공학과)

수상자 사진

 동상
상격 동상
주제 경험이 지식의 어머니이다.
학과 전자공학과(복수전공)
이름 박수현

“경험이 지식의 어머니이다.” - 프랜시스 베이컨

운이 좋게도 여행해 본 국가가 10곳은 넘고 방문해 본 도시는 100곳이 넘는다. 외국으로 나가는 것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직접 경험해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물 안 개구리가 참 무섭다. 어쩌면 22세기 우물은 작은 화면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2022년도 영남대 동계방학 해외 단기 연수를 통하여 5년 만에 방문한 일본은 외국 좀 다녀보고 공부 좀 했다고 우쭐대던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줬다. 여전히 일본은 한국을 앞서갔으며 너무나 빠르게 성장한 한국은 부족한 시스템을 더욱더 보충하고 발전시켜야 함을 느꼈다. 오늘은 단기 연수로 다녀온 도쿄를 통하여 배운 점과 아는 만큼 보이고 새롭게 알게 된 일본의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일본에 6번이나 갔지만 사실 일본 박물관에 방문해 본 적은 없다. 그저 식도락 여행과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갔다 왔을 뿐이다. 단기 연수가 아니었다면 방문해보지 않았을 항공과학 박물관과 과학기술 박물관은 인상 깊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꼭 추천해 주고 싶은 곳이었다. 두 박물관이 한국과 달랐던 점은 글씨가 아닌 시각적으로 보고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한국에서 박물관에 다녀온 기억을 더듬어 보았을 때 작품이나 유물이 있고 글씨가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항공 과학 박물관에서는 실제 비행기의 부품들인 모터와 몸체를 직접 볼 수 있었다. 또 전투기에 직접 탑승해 보고 야외 전시관에서는 다양한 비행기와 헬리콥터를 살펴볼 수 있었다. 과학 기술 박물관에서는 나의 전공이 물리학과였기 때문에 각각의 체험관이 어떤 과학 개념에 대해서 설명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일반물리 개념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체험을 통하여 학생들이 호기심을 갖게 하고 직접 체험하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박물관에는 영남대 학생뿐만 아니라 견학을 온 초등학교 중학생들도 있었는데 성인들 또한 쉽고 재밌게 체험할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한국에도 국립 중앙과학관이 있지만 제한적인 체험과 해설 위주로 운영되는 점이 아쉬웠고 좀 더 체험 위주의 관람을 할수 있게 했다면 견학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스타트업 지원 기관은 YOXO와 도쿄 창업 스테이션 두 곳을 방문했다. 사전 조사를 할 때 흥미로웠던 점은 웹사이트에서부터 창업을 위한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창업의 94%가 스타트업 단계에서 실패하지만 스타트업 지원 기관에서는 사업 시작 전 마지막 제품 시연 및 시장 테스트를 통하여 실패를 계획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한국의 창업 지원센터와 일본의 창업센터를 비교해 보았을 때 보완해야 할 3가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창업 시스템의 구축이다. 일본의 창업기관에서는 창업 지원 매뉴얼을 6단계로 나누었다. 1단계 창업 검토부터 4단계 회사 설립 후, 고용과 회사 성장 발전에 필요한 전문가를 통하여 창업에 관하여 논의를 할 수 있었다. 반면 한국은 창업자가 생각한 아이템을 가지고 사업계획서와 법적인 문제를 개인이 해결해야 한다. 즉 일본은 지원 기관에서 전문가가 창업자의 부족한 부분을 도와주는 반면 한국은 이러한 단계별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았다. 두 번째는 멘토링 시스템 수립이다. 성공한 선배의 멘토링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었다. 특히 창업의 종류를 세분화하여 멘토를 매칭해 주었다. 세 번째는 창업 지원 분야의 다각화 필요성이다. 일본은 창업 분야를 개인이 정해서 본인이 하고 싶은 사업을 지원받을 수 있다. 반면 한국은 각각의 창업 지원센터에서 정해놓은 특정 분야에 혜택을 준다. 즉, 지원 대상의 조건이나 지원 분야가 일본과 비교하여 제한적이고 창업 지원 분야의 다각화가 필요하다.

비록 박물관과 창업센터의 고작 두 곳에서 배운 점에 대해서 기술하긴 했지만 한국이 부족한 점은 빨리 배우고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앞서 말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직접 방문하고 이야기를 나눠 보았기 때문에 알 수 있는 이면도 있었다. 10시가 넘은 길거리의 풍경은 어떤지, 사람이 잘 가지 않는 골목은 왜 그런지, 유달리 장애인 시설이 잘 되어 있는 것과 같은 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생긴 세상을 보는 눈 때문에 알 수 있는 것이다.

방문한 국가에 대해서 더 많이 배우고 경험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역사, 문화적 배경 그리고 국민성을 이해해야 한다. 인솔자님께서 책과 인터넷에서 나오지 않는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그중에 하나는 인사말이다. 말에는 역사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식사하셨습니까라는 인사말에서 전쟁으로 인한 식량난과 기근의 역사가 담겨 있다. 일본의 아침 인사인 오하요고자이마스는 섬나라인 일본이 아침에 오늘 날씨 어때에서 온 인사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언제나 가장 흥미로운 음식문화에 대해서도 알려주셨다. 일본은 냉면을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눈치챈 사람이 있을까? 일본은 옛날에 집단을 이루고 살며 외부 천적이 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꺼려했다. 그렇다 보니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들고 덧니가 심하고 치아가 약해졌는데 그렇기 때문에 질긴 냉면을 먹지 못한다고 한다. 떡 또한 한국의 쫀득쫀득한 떡이 아닌 일본식 떡인 기리모찌는 물컹물컹에 가깝다.

오랜만에 방문했던 일본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도록 삶을 경계하고 새로운 배움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다.

끊임없는 배움과 경험을 갈망하며,
Sincerely, Soohyun Catherin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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