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특별상
- 상격 특별상
- 주제 전력 OFF에서도 수업은 ON: 몽골에서 설계한 교류의 절차
- 학과 화학공학부
- 이름 차홍곤
몽골에서의 2주(2025-07-14~26), 나는 두 가지에 집중했다. 수업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사실을 남기는 촬영·편집을 하며 화학공학의 관점으로 현장을 ‘절차–안전–품질’ 순서로 정리하는 일과 공학자의 시각을 바탕으로 ‘기술 통역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었다. 인터뷰는 라펠 마이크와 백업 녹음을 병행했고, 수업은 전력 OFF를 기본값으로 오프라인 대체 활동과 5분 타임박스로 설계했다. 기록은 기억을, 절차는 현장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현장의 첫 과제는 소음과 동선이었다. 소음이 심한 공간에서는 벽 모서리의 ‘소음 그늘’을 찾아 프레이밍을 조정하고, 인터뷰는 한 문장씩 끊어 ‘클린 테이크’를 다시 받았다. 뒤쪽 보행이 겹치면 손 신호로 잠시 멈춘 뒤 같은 문장을 또렷하게 재수집했다. 촬영은 언제나 수업보다 뒤에 두었다. “촬영은 수업을 가로막지 않는다, 동의 없는 근접 촬영은 하지 않는다, 편집에서 타인의 서사를 조작해 재미를 만들지 않는다.” 이 세 문장을 미디어팀 기록 원칙으로 고정했다. 고아원 프로그램에서는 얼굴 대신 손·도구·작품 중심의 대체 샷으로 존중을 지켰다.
운영 전반에도 공정·품질 사고를 적용했다. 준비물은 조별로 사전 패킹하고, 역할–준비–점검의 규칙으로 재배치해 대기와 혼선을 줄였다. 수업을 5분 단위 사이클로 쪼개어 호흡을 잡고, 실패가 나오면 다음 사이클에 즉시 반영했다. 또한 첫 인터뷰에서 조명·소음 문제가 있었지만 라펠의 위치, 윈드스크린, 백업 트랙 등을 재설정하자 다음 장면부터 안정적으로 담을 수 있었다. 테를지 정화 활동 전에는 위험도–우선순위 매트릭스로 도구 사용과 동선을 리허설하고, 폐기물 분류 표식을 그림 아이콘으로 통일해 누구나 바로 이해하도록 했다.
‘글로벌 사이언스 캠프’ 에서는 화학공학 전공자이지만 처음으로 소프트웨어·로봇 수업 보조를 맡았다. 모르면 솔직히 모른다고 말하고 “한 줄씩 함께 전진”을 원칙으로 삼았다. 최초 코드 설정 오류나 조작 실수로 인해 수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진행자들과 함께 해결 과정을 학습·지원했고, 아이들이 서로의 코드를 설명하며 스스로 다음 단계를 제안하는 순간, 공학이 나사와 회로를 넘어 사람을 연결하는 설계임을 체감했다.
현지 연구기관 방문에서는 ‘기술 통역자’ 역할을 맡았다. 국립 지질학 연구소 견학 중 몽골국립대 한국어과 학생이 과학 용어에서 막히자, 연구원과 직접 장비를 짚어 합성과 분석을 포함한 실험들의 의미와 목적을 맞춘 뒤 영어로 절차를 확인하고 한국어로 풀어 설명했다. “시료 준비–분석–해석–안전”의 순서로 XRF·SEM/EDS 등을 설명하니 학생들과 동료들이 전체 흐름과 사용 이유 등을 빠르게 이해했다. 전공 지식은 지식 자체보다 서로의 이해를 잇는 다리가 될 때 더 멀리 간다는 사실을 배웠다.
이번 활동에서 나의 주된 역할은 ‘기록자’와 ‘기술 통역자’였다. 그래서 기록은 곧 운영의 연장선이었다. 활동, 단원 인터뷰를 타임코드와 함께 정리해 스토리보드로 묶고, 매일 카드뉴스 형식의 요약을 팀에 공유했다. 귀국 후에는 현장 자료를 정리해 하이라이트 영상과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결과물은 일회성 소비가 아니라 다음 기수가 바로 쓰는 ‘설계도’여야 한다고 믿는다.
돌아와 정리한 한 줄 결론은 분명하다. “전력 OFF도 배움은 ON.” 타문화를 만나는 일은 상대의 속도에 나를 맞추는 일이고, 공학적 문제 해결은 현장에서 작동하는 순서를 세우는 일이다. 다음 기수에게 세 가지를 전하고 싶다. 전력이 없을 것을 전제로 수업을 설계하자. 기록은 교육을 방해하지 않게 하자. 그리고 꼭, 모두가 한 번씩 주인공이 되게 하자. 지켜야 할 원칙을 지키고 서로 배려하며 활동하다 보면, 언어가 달라도 ‘나이즈(найз, 친구)’가 되어 글로벌 미래인재로 한 걸음 성장할 수 있다. 미디어팀일지라도 촬영이 수업을 넘어서지 않도록, 보조배터리·예비 저장장치·휴대용 녹음기를 상시 준비해 누락을 막되, 참여와 즐김의 균형을 잃지 말자. 이번 경험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화학공학 인재로 나아가는 초석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