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금상
- 상격 금상
- 주제 호주에서 배운 인생의 속도
- 학과 컴퓨터학부
- 이름 변유민
저는 2025년 글로벌 SW 역량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호주 멜버른을 방문했습니다. 멜버른의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RMIT 대학교에서 Foundation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뜻깊은 기회였습니다. 출발 전, 저는 전공 수업을 영어로 듣고 현지 학생들과 전공지식을 나누며 학문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기대를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제가 참여한 수업은 대학 입학 전 기초과정인 Foundation 교육이었고, 전공보다는 영어 아카데믹 스킬에 집중된 시간이었습니다. 수업에 함께한 학생들도 대부분 아시아권 출신으로, 제가 그리던 현지 학생들과의 토론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아쉬움이 컸습니다.
하지만 그 아쉬움 속에 머무를 수는 없었고 이것이 저의 첫 도전이었습니다. ‘내가 바라던 전공 수업이 아니라면, 과연 이 시간을 어떻게 의미 있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고 저는 새로운 길을 선택했습니다. 영어로 말을 많이 하고 싶다는 목표를 세우고, 수업이 끝난 뒤에도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나라 학생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고, 특히 일본인 친구 ‘타키’와 커피를 계기로 더 가까워졌습니다. 멜버른은 ‘커피의 도시’라고 불릴만큼 유명했는데, RMIT 앞 NOOKY라는 카페는 우리만의 루틴이 되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커피를 마시면서 한국과 일본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했고,교과서나 인터넷에서 접하는 설명과는 달리 또래가 직접 전해주는 이야기는 훨씬 더 생생하고 실감났습니다.
또 다른 도전은 영어로 진행된 발표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AI 기술 중에서 LLM을 주제로 팀원들과 함께 발표를 준비했는데,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제 전공 관심사를 설명해야 했고, 전문적인 언어가 많다보니 더욱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이 기회야말로 전공지식을 영어로 발표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AI를 공부해 전문 용어에는 익숙했지만, 다른 팀원들은 더 어려워했습니다. 그래서 파트를 나누어서 제가 핵심적인 기술을 설명해야하는 중심 부분을 맡았습니다. 이 경험은 단순한 수업 과제가 아니라, 앞으로 국제 학술 교류와 해외 연구 활동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대화의 주제는 언제나 문화였습니다. “너희 나라에서는 이럴 때 어떻게 해?”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오갔고, 저는 특히 ‘연락 문화’에 대한 대화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다른 나라 학생들은 한국에서 흔히 보이는 잦은 연락, 빠른 답변, 연인 사이의 연락 집착을 낯설어했습니다. 저조차 당연하다고 여겼던 문화가, 외부인의 눈에는 집착처럼 보였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습니다. 저는 이 차이가 한국 사회의 특수한 배경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산업화와 급격한 발전 속에서 끊임없는 경쟁이 이어졌고, 그 압박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도 스며들어 즉각적인 반응과 확인을 요구하게 된 것입니다.
그때 들었던 한 강사의 말씀이 아직도 제 머릿속에 선명합니다. 한국에서 호주로 이민을 온 분이셨는데, “호주는 젊은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나라”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원과 성적, 대학 입시와 취업까지 이어지는 치열한 경쟁이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그 경쟁을 이겨낸다 해도 또 다른 경쟁이 기다리고 있고, 혹여나 경쟁에 참여하지 않거나 사회가 정해놓은 길을 가지 않게되면 주변의 시선과 압박이 이어집니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자신이 진짜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그저 살아남기 위해 경쟁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호주에서 본 사람들은 달랐습니다. 늦게 진로를 찾더라도, 방황하는 시간이 길더라도, 그것을 ‘개인의 여정’으로 존중하고 기다려주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며 ‘기다림과 존중’이야말로 성장의 또 다른 형태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것은 방치가 아니라, 한 사람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스스로 길을 찾을 시간을 주는 성숙한 문화였습니다.
이 경험은 제게 큰 성찰을 남겼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내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빠른 성과와 경쟁에 쫓기듯 살아가는 대신, 나 자신이 진짜 무엇을 좋아하는지 깊이 고민하고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결국은 제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라는 사실을 호주에서 배운 것입니다.
물론 한국 사회 전체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는 이번 경험을 통해, 조급해하지 않고 제 속도로 걸어가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다른 사람의 속도를 존중하는 태도 또한 제 삶 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앞으로 학업과 진로를 선택할 때, 그리고 국제 무대에서 전공지식을 나눌 기회가 생길 때, 이 ‘기다림의 가치’를 잊지 않으려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 깨달음이 제 개인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도 더 이상 빠른 경쟁만을 강요하는 문화가 아니라, 젊은 세대가 자신만의 속도로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사회로 변해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성장이며, 앞으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미래라고 믿습니다.
